[피플]폴리텍대 남인천캠퍼스 수석, 고용부장관상 수상 성재모 씨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입력 : 2013.02.18 07:19|조회 : 128229

 

어렸을 때부터 수재란 소리를 듣고 자란 학생이 있었다. 학교에서도 늘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이 학생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다. 고민만 하던 이 학생은 대학 2학년 때 국가고시를 보기로 맘먹었다. 시험에서 수년간 낙방한 이 학생은 게임중독에 빠졌다. 목표 없는 삶은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고, 결국 학교를 그만둔 채 방황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33살의 늦은 나이로 한국폴리텍대학 LED전자과(기능사 1년 과정)에 들어갔다. 폴리텍대는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전문 기능·기술인 양성 학교로, 졸업생들 취업률이 85% 안팎에 이를 정도로 취업명문 학교다. 그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현장 실무교육을 배운 그는 알짜 중견기업에 취업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인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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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졸업식에서 전체 수석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성재모(남, 34세) 씨 얘기다. 성 씨는 지난 1년간 폴리텍대에서 산업현장과 유사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 받는 등 전문 인력으로 거듭났다. 현재 (주)하이버스 ODM사업부 하드웨어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성 씨는 "서울대를 다녔지만 그땐 꿈도 없었고 무작정 고시나 보자는 생각으로 허송세월했다"며 "학력보다 실력을 쌓아 취업을 할 수 있었고, 폴리텍대학의 현장 중심형 교육 시스템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가 나온 폴리텍대 기능사 과정은 오로지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 훈련과정으로 1년간 전액 국비(무료)로 운영된다. 직업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후 거의 취업에 성공한다.

성 씨가 입사한 하이버스는 고성능 임베디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로 ODM 사업부는 IT임베디드 컴퓨팅 분야 개발 툴을 제조·판매하고 상용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모든 과정을 다루고 있다.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제조업체가 단순 생산만 하는 OEM과 다르게 보유 기술력으로 자제 개발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성 씨가 맡고 있는 업무는 'Exynos4412 개발 프로젝트'다. Exynos4412는 삼성전자 갤럭시3에 들어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안드로이드 개발 플랫폼을 제작하는 것이다.
입사하자마자 회사에서 주요 업무를 맡게 된 이유는 지난해 여름 폴리텍대에서 운영한 현장 실무적응 훈련 덕분이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이 회사에서 한 달간 인턴생활을 한 것이다. 그때 실무 경험이 하이버스 입사로 이어졌고, 학교에서 기업 맞춤 훈련을 통해 IT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성 씨는 후배들에게 "간판보다 중요한 게 능력과 실력이다. 아무리 겉만 그럴싸하더라도 속이 텅 비어 있으면 아무 소용없다"며 "자기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고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고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서른네살에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며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게 도와준 폴리텍대학과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연구하면서 함께 밤을 새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Reference

http://cnews.mt.co.kr/mtview.php?no=2013021711023350301&type=1&MS2

Posted by White Joker